타인의삶/영화

그 후(The Day After, 2017)

R-land 2018. 7. 17. 18:18




좋아하는 배우 김민희가 나와 같은 이름을 하고 등장한다
창문에 드는 햇빛의 아름다움
차 밖으로 내리는 눈의 아름다움을 본다 아름다움의 고마움을 안다
이 두가지 만으로도 이미 나에게는 좋은 영화가 되었다

아름이 믿는 것은
자신이 주인이 아니고 주인공이 아니라는 것
언제든 죽어도 괜찮은 것
모든게 다 괜찮다
모든게 다 아름다운 것
이 세상을 믿는다

그리고 하나님
실체가 없는 것을 믿고 있다

영화는 실체와 말 그리고 믿음에 대해 이야기 하고
홍상수 감독님의 전작들에서 그러하듯 지식인이라고 불리는 남자들의 비겁하고 위선적이며 찌질한 모습을 보여준다

나는 실체가 없는 것은 믿는 자에게만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신을 믿는 사람 나만을 믿는 사람 사람을 사랑을 믿는 사람
그것이 진리이고 진실이라고 생각하는 것
절대적인것이 없는데 진리가 있을 수 있을까
인간은 불안하니깐 살아가는 기준점을 찾기 위해 또 나 편하려고 무언가를 믿는다고 생각한다
휴거를 믿었던 사람들의 자정은 지났고 구원을 해주겠다는 교주는 감옥에 갔다고 뉴스에 나왔다. 나는 내뜻대로 되지 않으며 사랑하는 사람은 떠났고 뒷통수는 가까운 사람에게 맞는다
믿음이 깨지고 없어진것이 아니다
믿음으로써 실체가 없는것(의지니, 사랑이니 우정이니 신뢰니 하는 것)의 실체가 존재하게 된것이다
형상이 없는 것은 믿는 사람에게만 존재한다

그리고 그 믿음은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아름이 유행 아닌 하나님 이야기, 듣기 편하라고 빼고 한 하나님 이야기와
부인이 무시하는 하나님 이야기, 남편 저주 할때는 등장하는 하나님 이야기
그러니깐 결국 믿음은 절대적이지 않는 것이다

우리는 실체를 모르면서
‘말’을 믿거나 믿지 않는 것을
우리 생각대로 판단한다

영국 가면 돈 많은것
화장실에서 뇌졸증으로 돌아가시면 겨울에 쓰러진것
실체를 모르면서 자기 편한대로 생각하고 판단한다

어차피 본 것은 아름이니 부인에게 아름과 사겼다고 말해라 믿을 것이다 라며
영화 후반부 사장과 창숙이 작당 하는 장면에서

얼마나 실체, 말, 믿음이
인간에게 편의적인지 잘 보여준다

책 많이 읽고 책 출판하기 까지 하는 사장님은
자기 편리한대로 사랑하고 사람도 이용하고 기억도 못하는데
책을 통 안읽는 기사님은 밤에 내리는 눈에도 아름다움을 보고
잠깐의 만남에도 사람을 기억한다

아무튼 사장님은 정말 비겁하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