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의 빛(Maborosi, 1995)
우리 주변엔 항상 죽음이 있다
하지만 내 가족만은 피해가길 바란다
영화 '환상의 빛'은 신혼의 단맛이 사라지기도 전에 주인공(유미코)과 어린아이를 두고 남편이 자살을 하고
시간이 흐른뒤 시골 바닷마을의 사별한 남자와 재혼을 하는 이야기이다
스스로 삶을 끝내는 것에는 그 사람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
누군가는 이해 할 수 없고, 남겨진 이는 아픔을 가지고 삶을 이어갈 지라도...
영화는 말한다 '빛'이라고
나를 부르는 빛이라고
그 말이 아름다웠다
영화 후반부 어촌을 담은 영상도 아름다웠지만 마지막 클라이막스에서 정신없이 헤매는 유미코를 따라 이어지는 영상들
장례행렬과 불타는 무언가 그리고 이해 할 수 없는 죽음과 환상에 대한 이야기가 하나가 되어
잔잔한 마음에 돌맹이를 던졌고, 나 또한 저멀리 바다에서 반짝이는 빛이 보이는 듯 했다
어릴적 엄마가 병에 걸려 돌아가시는 꿈을 꾼적이 있다
너무 생생해 눈물로 베개를 다 적시고도 잠에서 깨 방문을 열어 보았던 기억이 지금도 난다
나는 잠에서 깨 현실에 안도했다
주인공 유미코 또한 꿈을 꾼다 현실로 겪은 죽음에 관한 꿈을
그때 한 중년 여성이 "이 영화는 여러 요소가 두 번 반복됩니다. 자전거도 두 번, 방울도 두 번, 다양한 것이 반복되며 리듬이 생겨나지요. 또 이 영화는 꿈에서 시작하므로 제 해석으로는 꿈으로 끝나야 합니다. 그렇다면 마지막 장면은 어디부터 꿈입니까?라고 물었습니다.
30P. 영화를 찍으며 생각한 것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유미코는 홀로 꿈에서 헤매이는게 아니라 분명 꿈에서 깨어나 사람들과 함께 현실을 살아간다
그리고 그 삶으로 인해 아픔은 치유가 된다
살다보면 헤어날 수 없었던 아픔이 치유가 되기도 한다
어느 순간 붙잡지 못했던 할머니가 살아돌아오기도 하고 이해되지 않았던 죽음이 이해되기도 한다
영화는 꿈이 아니라 현실을 이야기 한다
현실의 아름다움과 그 힘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