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삶/영화

태풍이 지나가고 (After the Storm, 2016)

R-land 2018. 8. 2. 17:56



태풍이 지나가고 언제 그랬냐는 듯 망가져 거리에 버려진 우산만이 어제의 태풍을 말해준다.
태풍은 지나갔지만 오늘도 역시나 마음대로 되지 않은 하루가 될 것 같다. 하지만 정리할 과거는 정리 하고, 됐냐 안됐냐 보다 중요한 그 마음을 확인했으니 오늘은 미래로 가는 태풍의 눈 속에서 대기만성, 고진감래를 꿈꾸며 출근을 한다.

인생에 빛이 없고 고생을 할 때에는 미래가 불투명을 넘어 칠흙같지만, 되는 대로 살지 않고 되고자 하는 대로 살아가고 당장 여건이 안되면 기회를 엿보며 마음속에 품은 꿈을 지워버리지만 않으면 헤매고 돌아가서 오래 걸리더라도 결국 그곳에 도달하게 되는 건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보여준 참 트루 반박 불가 빼박 캔트 인정 어 인정 동의 어 보감인 사실.
료타에게 힘을 주기 위해 인터넷 검색을 좀 해 보았다. 51세에 첫 장편<빅슬립>을 쓴 레이먼드 챈들러. <칼의 노래>의 김훈 작가는 46세에 데뷔. 마쓰모토 세이초는 47세에 데뷔해 1000편의 글을 남기고,시드니 셀던은 50세, 시바타 도요는 99세이 등단하였다.  료타도 과정 중에 있는 것이다. 된장 고추장 와인 발사믹식초 공룡발자국 고려청자 가보 국보는 시간이 지나야 더 가치가 있다.


<태풍이 지나가고>는 명언 폭격기 수준
등장인물 모두가 문예가,철학가이다.

의뢰인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내 인생
전부 다 합쳐서 내 인생

탐정사무소 직원
과거의 사랑은
수채화가 아니라 유화
덮어쓰면 안보이는 것 있긴 있지만 없어지진 않고

탐정사무소 사장
누군가의 과거가 될 용기가 진정한 어른이다
미래를 질투하지 마라

엄마 

죽은뒤에 생각해 봤자 쓸모 없다
눈 앞이 있을때 똑바로 잘해야지
왜 남자들은 지금을 사랑을 하지 못하는지
언제까지나 잃어버린 걸 쫒아다니거
이루지도 못할 꿈이나 꾸고
그렇기 살면 하루하루가 재미없잖아
행복이란건 말이야
무언가를 포기하지 않으면 얻을수가 없는거야
난 평생 누군가를 바다보다 깊이 사랑 한적 한번도 없었어
하늘보다도 더 푸르게
바다보다더 깊게
없을 거야 보통사람은
그래도 사는거야
그래도 즐겁게
없기 때문에 살수 있는거지
인생은 단순한거야

료타
아직 되지 않았다
됐냐 안됐냐 보다 중요한건 그 마음을 가지고 살고 있느냐 아니냐
이렇게 되라라곤 상상도 못했지


마지막 ost도 주옥같다.


深呼吸 (shin-kokyu / 심호흡)  -  Hanare Gumi

꿈꾸는 미래는 어떤 거였지
사요나라~ 어제의 나
바라본 하늘엔 비행기 구름
나는 어디로 돌아가는 걸까
잃어버린건 없는 걸까
사요나라~ 어제의 나
눈을 감고 불러보네
언제가의 너를 만나겠지
이봐 기억하고 있어
이봐 잊지 않을거야
누군가 나를 부르는 것 같아
돌아보면 너는 없어
이봐 기억하고 있어
이봐 잊지 않는다고
나 자신조차 믿지 못할 때에도
너만은 나를 믿어 주었지
꿈에서 본 미래는 어떤 거였지?
Hello again 내일의 나
내버려 둘 수 없으니까
한 걸음 더 앞으로
좀더 한걸음 앞으로



426p 영화를 찍으며 생각한 것 

 
그것은 아마도 사랑이 아닐까요 홈드라마에 대한 그리고 아파트 단지에 대한, 단지에서 살다 혼자 죽은 어머니에 대한, 더 나아가서 생각대로 되지 않는 현재를 사는 주인공의 후회나 단념까지 포함한 사랑, 반쯤은 소망입니다만, 이 영화는 그런 감정을 가득 담은 시선으로 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사랑은 투영된다는 사실을 꺠달은 것은 대학생 시절,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의 <길>과 <카비리아의 밤>을 본 열아홉 살 때엿습니다. 사랑의 양이나 질, 순도 등은 타인과 비교하는 게 아니겟지만, 이 작품 <태풍이 지나가고>에는 저의 최대한의 사랑을 담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