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타인의삶/영화

걸어도 걸어도(Still walking, 2008)

by R-land 2018. 8. 2.


서먹서먹한 사이의 부자
새로운 가족이 된 부자
삼대가 바다를 간다

'기회 봐서요' 라는 말은
기회 볼 생각 없음
기회 볼 일 없음

그렇게 그날의 바다는 마지막 추억이 되었다. 야구장을 갈 기회는 결국 오지 않았다.  아들 차 타고 장 보고 싶은 생전 어머니의 소원도 아들은 차를 타고 고향에 다시 오지만 그 차가 향한 곳은 부모님의 묘소였다.  

노래와 풍경이 잔잔하게 흐른다.
일본 가정집과 정돈된 정원 그 안에서 준비하고 먹는 음식들은 이국적으로 다가오고 , 시골 마을, 형을 만나러 가는 길은 아름다움을 더한다.
대화는 끊이질 않고 웃음 소리는 나는데 자세히 들여다 보면 이건 흡사 블랙코미디, 뼈 때리는 대사가 인상적이다.
앞에서는 뼈 때리고, 뒤로는 딴 생각이나 하니 이거 뭐 콩가루구만 하기엔, 데쟈뷰인가.. 어디서 본 듯한 이 기분은 뭘까 ?
어릴땐 명절 마다  반복 되었고, 멀리 갈 필요도 없이 이번 주말 아침 식탁 위에서도 어김 없이 오가는 대화에는 가시를 넘어 뼈가 있었다.
부모님 마음 모를 수가 있나, 이 험난한 세상에 노파심에 걱정되어 하시는 말씀들 이지만... 서도 .... 또 듣는 자식 생각도 있는거니깐 다 큰 자식은 독립하는게 순리 이것만 이 나이까지 이렇게 비비고 있으니 입다물고 귀열고 들어야 겠지 ^^

아.. 효도 할 수 있을까 ?

+) 여자 혼자 애 키우는게 얼마나 힘든데 하는 you / 누군가의 딸, 아내, 엄마인 그녀를 보니 아무도 모른다의 you 생각났다.


206p 영화를 찍으며 생각한 것


할 수 있는 일이 더 있지 않았을까. 적어도 <아무도 모른다>까지 봤다면 안심하지 않았을까. 반년만 더 버티셨다면....../
 그런 후회하는마음이 <걸어도 걸어도>의 홍보 문구 "인생은 언제나 조금씩 어긋난다"가 되었습니다. 저는 이 문장을 공책 첫장에 적은 뒤 각본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208p


지금 돌이켜 보면 <걸어도 걸어도>는 어머니의 죽음에 대해 제 나름대로 슬픔을 치유하는 과정이었습니다.
어머니를 잃었다는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리하다 영화로 만들자고 생가했슺니다. 그래서 가장 중요하게 여긴 점은 어머니를 잃은 슬픔에 질질 끌려가지 않는 것이었스빈다. 웃을 수 있는 영화를 건조한 영화를 만들고자 하는 의식이 있어서 드라이한 홈드라마로 완성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226p


'둘도 없이 소중하지만 성기신 것이 나'의 홈드라마


스스로 자기 영화를 비평하는 것은 쑥스럽지만 <걸어도 걸어도>는 다 만들었을 때 '상당히 납득할 만한 작품이 완성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지금까지의 작품 가운데 가장 어깨 힘을 빼고 무리하지 않으며 만들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
제게는 '이것이 홈드라마' 라는 기준이 있습니다. 가족이니까 서로 이해할 수 있다거나 가족이니까 무엇이든 말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 이를 테면 '가족이니까 들키기 싫다' 거나 '가족이니까 모른다' 같은 경우가 실제 생활에서는 압도적으로 많다고 생각합니다.
...
한마디로 말해 '둘도 없이 소중하지만 성가시다' 홈드라마는 이러한 양면을 그리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걸어도 걸어도>에서는 그런 부분이 상당한 수준으로 실현되지 않았나 합니다.




댓글